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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아톤" 자폐성 장애, 배형진 선수, 마라톤 서브 쓰리

by truestoryMovie 2026. 2. 5.

실화를 모티브로 한 포스팅을 하다 보니 다소 어두운 사건들만 담았던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영화 제작의 소재로서는 어둡고 무겁고 진중한 주제들이 자극적이니까요. 그래서 이번에는 분위기를 바꾸어 감동 실화 한편을 가지고 왔습니다. 

2005년 개봉한 영화 '말아톤'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실존 인물 배형진과 그의 어머니 이야기를 담은 감동 실화입니다. 감독 정윤철의 데뷔작이자 한국 영화사에서 장애인의 이야기를 가장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5,148,025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이 영화는 단순한 감동을 넘어 우리 사회가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영화 "말아톤"을 통해 들여다본 자폐성 장애 배형진 선수와 마라톤 서브 쓰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보려고 합니다. 

영화 말아톤 포스터. 주인공인 초원이와 초원이 엄마가 영화의 한 장면에 있는 포즈를 취하며 환히 웃고 있다. 엄마가 검지 손가락으로 초원이의 입꼬리를 끌어 올려 웃는 모습을 만들어 주고 있다.

 

자폐성장애를 가진 청년의 도전과 성장

영화의 주인공 윤초원은 자폐성 장애로 인해 지능이 5살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달리기에는 탁월한 재능을 가진 20세 청년입니다. 얼룩말과 초코파이를 좋아하고, 비가 오는 날이면 환장하는 초원의 모습은 자폐성 장애인들이 보이는 상동적인 행동과 제한적이면서도 반복적인 관심사를 정확하게 고증한 결과입니다.
작중에서 초원은 언제나 높고 말꼬리가 올라가는 억양으로 고정되어 있으며, 감정 변화에 따른 높낮이가 거의 없습니다. 이는 자폐인들이 보이는 비언어적 장애와 고정된 억양의 특징을 그대로 반영한 것입니다. 또한 타인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는 능력이 현저히 낮아 지하철역에서 얼룩말 무늬 치마를 만진 후 상대방 남성이 분노하는 상황에서도 전혀 위기를 인지하지 못하고 얼룩말에 대한 지식을 늘어놓는 장면은 자폐인의 상황 이해도와 대처능력이 낮음을 보여줍니다.
주목할 점은 초원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때 3인칭화를 시전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에게는 장애가 있어요"라는 대사에서 보듯, 자폐인들은 하고자 하는 말을 처음부터 직접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들었던 내용을 거의 그대로 반복하는 방식으로 의사소통합니다. 이는 포토그래픽 메모리 가설의 근거로도 사용되는 자폐인의 특징적인 언어 패턴입니다. 영화는 이러한 디테일을 통해 자폐성 장애에 대한 철저한 고증을 보여주며, 2020년대 현재까지도 사회복지 관련 전공 대학 강의에서 교재로 애용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제 주변에도 자폐성 장애를 가진 분이 있어서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저는 배우의 연기에 감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비장애인이 장애가 있는 역할을 소화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실감 나게 연기를 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어설픈 연기나 잘못된 해석을 배역에 녹여내면 자칫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역을 잘 소화해 낸 조승우 배우의 연구와 노력 덕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배형진선수의 실제 이야기와 영화적 재구성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 배형진은 2001년 19세의 나이로 춘천시 마라톤 대회에서 42.195킬로미터를 2시간 57분 7초에 완주하며 모든 마라토너들의 꿈인 서브쓰리를 달성했습니다. 이듬해인 2002년 8월 25일에는 강원도 속초에서 개최한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여 수영 3.8킬로미터, 사이클 180.2킬로미터, 마라톤 42.195킬로미터를 15시간 6분 32초에 완주하며 국내 최연소이자 장애인 최초 철인에 올랐습니다.
배형진은 실제로 타이어와 초코파이에 집착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영화에서는 이를 얼룩말과 초코파이로 각색했습니다. 조승우 배우가 연기한 윤초원의 모습은 삼성의료원에서 자폐 고증 자문을 받아 완성한 것으로, 당시 촬영 현장에서 조승우 배우는기자가 "자폐아처럼 포즈를 취해보라"는 황당한 요구를 하자 화를 낸 일화도 있습니다. 이는 장애인을 향한 사회의 무례한 시선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영화 개봉 이후 배형진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나, 당시 언론의 보도 태도는 실망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이미 성인인 배형진을 "배형진 군"이라고 부르거나 어린아이 이름 부르듯 "형진이"라고 하는 등의 무례한 표현이 난무했습니다. 2014년 배형진은 청년 실업 문제로 마라톤을 그만두었다고 밝혔으나, 2018년 기준으로 사회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카페에서 근무하며 어머니로부터 독립하여 사회인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장기간의 돌봄으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한계를 경험했고, 이는 장애인 자식을 돌보는 모든 부모들이 겪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가족구성원이 모두 심적으로 힘들다는 걸 저도 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 속 초원이의 엄마를 비슷해서 아빠와 초원이의 동생도 더 애틋하고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마인드로 가족끼리 함께 헤쳐나가는 집도 물론 많지만, 마음 한켠의 슬픈 감정은 언제나 지니고 살 지 않을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상상할 수 없는 마음 아픈 경험이었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 간적접으로 전달받은 거 같았습니다. 아프거나 장애가 있는 가족을 둔 모든 가정에게 이 자리를 빌려 언제나 용기 잃지 마시고 힘! 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라톤서브쓰리 달성과 독립의 의미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초원이 춘천 마라톤 대회에 홀로 출전하는 장면입니다. 어머니 경숙은 코치 정욱으로부터 "자식 사랑과 집착을 착각하지 말라"는 일갈을 듣고 깊은 성찰을 하게 됩니다. 발달장애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가 하나라도 재능을 드러내면 거기에 상당히 집착하며 투자를 쏟아붓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애가 없는 자식에게도 뭔가를 잘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것을 적극 지원해 주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니까요. 

경숙 역시 초원의 마라톤 재능에 매달리며 서브쓰리 달성을 자신의 목표로 삼았지만, 이것이 과연 초원 자신의 욕구인지 의문을 갖게 됩니다.
출발선에 선 초원을 말리려는 경숙에게 초원은 "초원이 다리는?"이라고 반복하며 대답을 촉구합니다. 이는 10년이 넘도록 단련해 온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여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강한 의사이자, 어머니 때문이 아닌 자기 자신이 원해서 하는 일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경숙이 "백만 불짜리 다리"라고 답하며 아들을 놓아주는 순간은 영화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힙니다. 이는 부모가 자녀의 가능성에 매달리던 태도를 버리고 자녀 스스로의 욕구를 인정하고 들어준 것입니다.
마라톤 도중 초원은 지쳐 주저앉지만, 누군가가 건넨 초코파이를 먹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일어나 완주에 성공합니다. 완주 후 사진을 찍을 때 언제나 멍한 표정을 짓던 초원이 누구보다 해맑게 웃는 모습은 진정한 독립과 성취의 기쁨을 보여줍니다.

작품 속 주인공은 마라톤을 통해 강렬히 뛰는 심장 소리를 듣고 살아 있음을 느꼈을 것입니다. 장애를 가진 이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더 명확하고, 하고 싶은 일을 향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비장애인인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줍니다.

결론

영화 말아톤은 단순한 감동 실화를 넘어 가족 중 아픈 사람이 있으면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힘든 시간을 보낸다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장애인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의 의미를 찾고 성취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배형진님과 그의 가족이 걸어온 길은 우리 모두가 살아 있음을 느끼는 일을 찾아 아낌없는 노력을 쏟아내야 함을 일깨워줍니다. 

내가 좋아 하는 일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 보셨나요? 저는 좀 수동적인 자세를 많이 취해 왔던 거 같습니다.

영화 속 실제 인물인 배형진 님이 준 메시지처럼 좋아하는 일에 한 번이라도 조금 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namu.wiki/w/%EB%A7%90%EC%95%84%ED%86%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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