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RiDaSeo-m입니다. 형제가 있으면 친구가 따로 필요 없다고들 하지만, 현실 속 저희 삼 남매도 싸우고 부딪히는 일이 더 많은 거 같아요. 특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같이 사이좋게 놀라니까 더 싸워요.”라는 부모의 고민이 커지죠. 그러나 놀이 구조만 조금 바꿔줘도 형제는 서로의 최고의 놀이터이자 사회성 연습 상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집에서 쉽게 준비할 수 있으면서도 형제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 아이디어와,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협력·소통·갈등조절을 배우게 만드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해 볼까 합니다.
1. 형제놀이로는 공동미션을 주세요.
형제 놀이가 싸움으로 끝나는 가장 큰 이유는 구조가 “누가 이기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길 사람과 질 사람이 딱 정해지는 게임은 잠깐은 재미있지만, 결국 서운함과 갈등을 남기기 쉽습니다. 그래서 형제 놀이를 설계할 때는 가능하면 “형제 vs 엄마”, “형제 vs 시간”, “형제 vs 미션”처럼 함께 한 팀이 되어 무언가를 해내는 방식이 좋습니다. 이런 놀이 구조는 자연스럽게 협력, 양보, 소통을 연습하게 해 줍니다. 가장 간단한 공동 미션 놀이는 “집 안 보물찾기”입니다. 부모가 미리 집 안 곳곳에 그림 카드나 작은 간식을 숨겨두고, 형제에게는 “둘이 한 팀이야. 10분 안에 이 보물들을 다 찾아야 미션 성공!”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때 중요한 건 한 아이에게만 지시하지 말고 “누가 먼저 찾는지가 아니라, 둘이 힘을 합쳐서 모두 찾는 거야.”라고 여러 번 강조하는 것입니다. 첫째에게 “동생도 찾을 수 있게 힌트도 좀 알려줘.”, 둘째에게는 “형이 찾은 것도 우리 팀 점수야.”라고 말해주면 자연스럽게 역할 분담이 생깁니다. 또 다른 예로는 “집안 미션 레이스”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방에서 파란색 물건 3개 찾아오기”, “거실에서 네모난 모양 2개 찾아오기”, “주방에서 동그란 것 1개 가져오기” 같은 미션을 쪽지에 적어두고, 형제가 함께 시간 안에 수행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때 엄마·아빠는 심판이자 응원자 역할만 하면 됩니다. 누가 더 많이 가져오는지를 따지는 대신, “두 명이서 이렇게 빨리 찾았다고? 팀워크 대박이네!”처럼 “우리”라는 단어로 칭찬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또 함께 제자리에 정리하는 것도 놀이에 접목시키면 1석 2조겠네요. 이러한 협력 미션 놀이를 반복하면, 형제는 서로를 경쟁 상대가 아니라 함께 미션을 해결하는 동료로 경험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내가 찾을 거야.”, “그거 내 거야!” 같은 말이 오갈 수 있지만, 부모가 “우리 팀 점수는 같이 쓰는 거야.”라고 일관되게 안내하면 점점 협력의 감각이 자리 잡습니다. 결국 형제들이 서로 도와주며 성공을 경험할 때, 놀이 자체의 즐거움뿐 아니라 “함께해서 더 잘 된다”는 진짜 사회성의 씨앗이 심어집니다.
2. 역할놀이
형제와 함께하는 역할놀이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감정 표현과 소통을 배우기에 아주 좋은 놀이입니다. 특히 형제간에는 나이 차이와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역할을 번갈아 맡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배려와 양보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가장 익숙한 역할놀이는 “병원놀이, 가게놀이, 학교놀이”와 같은 일상 기반 놀이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소품을 갖추는 것이 아니라, “누가 어떤 역할을 할지”, “어떤 순서로 역할을 바꿀지”를 정해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병원놀이를 할 때는 첫째에게 “이번에는 형이 의사 하고, 동생이 환자야. 다음 판에서는 역할을 바꿔볼까?”라고 제안합니다. 첫째는 리더 역할을 맡으며 책임감을 경험하고, 둘째는 돌봄을 받으며 안정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음 차례에서 역할이 바뀌면, 둘째도 “내가 하는 말에 형이 반응해 주는” 경험을 하며 자신감을 얻습니다. 부모는 중간중간 “이번에는 누가 먼저 할지 가위바위보로 정해볼까?”, “두 사람이 하고 싶은 역할을 종이에 적어서 맞춰볼까?”처럼 공정한 방식으로 역할을 정하게 도와주면 갈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상상놀이를 조금 더 확장하면 “탐험대 놀이”도 할 수 있습니다. 집 안을 정글이나 우주로 상상하고, 형제는 탐험대 대장과 부대장이 되어 모험을 떠나는 설정입니다. “대장은 길을 찾는 역할, 부대장은 팀원들을 안전하게 돌보는 역할”처럼 역할을 구체적으로 정해주면, 단순히 뛰어다니는 놀이가 아니라 서로의 역할을 인식하고 책임지는 놀이가 됩니다. 이때 부모는 “대장이 너무 자기 맘대로 하면 부대장은 기분이 어떨까?”, “부대장이 자꾸 장난만 치면 대장은 힘들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역할 속 감정을 짚어줄 수 있습니다. 역할놀이는 형제가 평소에 해결하지 못했던 감정도 간접적으로 표현하게 해 줍니다. 예를 들어 동생이 엄마 역할을 맡고, 형을 아이 역할로 두었을 때 “빨리 해, 왜 이렇게 느려!” 같은 말을 자주 한다면, 이는 평소에 형이 자신에게 그렇게 말한다고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장면을 본 부모는 놀이가 끝난 후 “아까 동생이 엄마 역할하면서 그런 말을 했을 때, 혹시 평소에도 그런 기분 들 때가 있어?”라고 조심스레 물어볼 수 있습니다. 놀이를 통해 드러난 마음을 다뤄 줄 때, 형제 관계는 조금 더 부드럽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화를 자주 내는 엄마 모습을 흉내 낼까 봐 약간 두렵기도 하네요.
3. 몸을 쓰는 놀이
특히 에너지가 넘치는 형제에게는 몸을 활발하게 쓰는 놀이가 필수입니다. 에너지를 건강하게 쓰지 못하면 결국 장난이 과해지고, 그것이 곧 싸움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집 안에서도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에너지 놀이로는 “쿠션 장애물 코스”, “방 안 숨바꼭질”, “색깔 찾기 달리기 게임” 등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쿠션 여러 개를 바닥에 놓고 “바닥은 용암이야, 쿠션 위로만 밟고 거실까지 가야 해!” 같은 설정을 만들어 주면, 형제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동선을 살피며 움직여야 합니다. 이때 “먼저 가는 사람만 성공”이 아니라 “둘 다 떨어지지 않고 완주하면 성공” 같은 공동 목표를 설정하면 갈등이 줄어듭니다. 또 다른 쉬운 에너지 놀이는 “몸으로 표현하기 게임”입니다. 한 명이 동물이나 물건을 몸으로 표현하면, 다른 형제가 맞히는 놀이입니다. 이때는 나이가 더 많은 형제에게 “먼저 보여줄래?”라고 해서 시범을 맡게 하고, 동생에게는 “이번에는 네가 골라봐, 형이 맞혀볼 거야.”라고 하며 주도권을 번갈아 주면 좋습니다. 웃으며 서로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경험은 형제 사이에 긍정적인 기억을 남기고, 긴장을 풀어 줄 수 있습니다. 다만 몸을 쓰는 놀이일수록 규칙을 먼저 정해 주는 것이 갈등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얼굴은 절대 만지지 않기”, “아프다고 하면 즉시 멈추기”, “장난이 세졌다고 느끼면 ‘정지’라고 말하기” 같은 간단한 안전 규칙을 놀이 전에 함께 정하고, 아이들에게도 그 규칙을 직접 말로 따라 하게 하면 좋습니다. 놀이 중 한 아이가 “정지!”라고 외쳤을 때 부모가 바로 개입해 “지금 동생이 정지라고 했으니 잠깐 멈추자.”라고 확인해 주면, 자연스럽게 서로의 선을 존중하는 연습이 됩니다. 놀이 중에는 항상 부모의 태도도 중요합니다. 형제 놀이 중에 싸움이 나면 “너희는 왜 맨날 싸우니!”라고만 하기보다, 먼저 상황을 잠시 멈추고 “지금 너무 세져서 서로 기분이 상한 것 같아. 잠깐 쉬었다가 다시 하고 싶으면 말해.”라고 이야기해 주세요. 그리고 나중에 감정이 가라앉았을 때 “어디서부터 장난이 심해졌던 것 같아?”, “다음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같이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은 놀이가 잘못될 때 멈추고 조정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형제 놀이의 목적은 싸움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싸우더라도 다시 회복하는 방법을 배우게 하는 데 좋은 방법이 될 거 같네요.
형제와 함께하는 놀이는 조금 시끄럽고 어지러울 수 있지만, 그 안에는 협력, 공감, 갈등조절, 회복이라는 중요한 성장 요소가 모두 들어 있습니다. 부모가 놀이의 구조와 규칙만 살짝 조정해 줘도 형제는 서로에게 최고의 놀이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우리 형제 미션 놀이 한 번 해볼까?”라고 제안해 보세요. 그 작은 시도가 형제 관계와 가족 분위기를 바꾸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은 직접 놀아주기도 하는 거지만 심판 역할만 잘 수행해 줘도 되니까요~! 감사합니다.